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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정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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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5-07-11 (월) 1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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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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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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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산행과 OB알파인스쿨
오늘은 추모산행, 사무국장인 진우형이 토요일 오전에 미리 쇼핑해 둔 것을 가지고 가야 하므로 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해서 07:50분에 우리집 앞에 온 형을 만나 의정부로 돌아가니 꼭 40분만에 도착한다. 예전같으면 한시간 반을 걸려갈 길을....
08:30에 할머니가게 도착하며 '우리가 제일 먼저겠지' 했는데 벌써 석진호 가족이 와 있다. '차가 별로 안 밀리던데요?'
속속 형들이 도착하고 잠시 후에 상세형이 쎄로또레 큰 카고백을 들고 나타난다. 장비 공동구매품이다.
공동구매에 참여하신 형님들이 마치 예전 초등학교 시절, 방학책을 받는 어린아이만큼 장비를 받으며 기쁜 모습들이다. 저 연세에 무엇이 저렇게 사람을 즐겁게 할까? 아마 그건 바위맛을 아는 산꾼만이 느낄 수 있고 동감할 수 있는 부분이리라.
늦게 출발하신 손영길(59) 형님과 김정원(74) 형, 그리고 울산에서 비행기타고 산행에 참석하러 오시는 이상근(74) 형을 빼고 가족, 아이들까지 모두 20명의 대가족이 되었다.
구인모(64), 박현(65), 박용석(65), 곽민종(68), 진정완(69), 이수철(69), 정성보(72), 이태우(76), 한우섭(78), 지충현(78), 이상세(80), 최진우(80), 정무교(81), 이일원(81)+1, 김종민(82)+1, 석진호(87)+2
추모제 후 OB알파인 스쿨이 있으므로 바로 마당바위를 거쳐 주봉캠프사이트로 바로 가기로 했다.
09:30분쯤 할머니가게를 출발, 올라가는 길의 계곡에는 전날까지 비가 와서 그런지 수량이 풍부하다. 올라가는 길에 마당바위 밑 샘터에서 물한모금 먹고 캠프사이트에 도착하니 10:40.
11:00에 준비한 제물을 차리고 마지막으로 김정원(74) 형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추모제 시작.
제주이신 이태우 회장님의 제례로 모든 회원들이 앞서 가신 우리 산악회의 선, 후배님들의 영면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부디 먼저가신 악우들이시여, 우리 한양대학교 산악회를 굽어 살피시어 모든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하게 하시고, 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되게 인도하소서!'
그 사이에 울산에서 비행기로 산행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 오신 이상근(74) 형과 손영길(59) 형이 도착하시고, 영길형님은 섬유과 59 동기 4분과 같이 오셨다.
추모제 후 간단히 음복하고 준비된 제물로 요기를 한 후 11:30분부터 "OB 알파인 스쿨"을 시작했다.
공지한대로 이번 'OB알파인스쿨'은 최근 시작된 클라이밍 열풍을 좀더 안전하고 즐겁게 이끌어 가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다.
학교장 구인모(64) 형께서 좌정하시고, 내가 그동안 나름대로 각 등산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등산'의 내용을 여러번 반복해 보며 구상했던 내용과 산행하며 느꼈던 부분을 릿지등반이나 가벼운 암벽등반을 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위주로 강의를 하고나니 13:00.
주로 암벽등반을 위한 일일산행 필수 휴대품, 안전벨트, 슬링, 퀵도르, 프랜드(TCU), 등강기, 데이지체인 등 장비 사용법, 로프 매듭법, 자기확보법, 후등자 확보법, 하강법 등의 내용이다.
강의를 마치고 쉬운 슬랩에서 실습. 추모제후 음복까지 해서 더욱 조심스럽다. 일단 개인확보하고 하강한후 다시 슬랩등반을 하여 자기확보하고 후등자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런 실습은 가능하면 여러번 반복하여 완전히 습득되어야 실제 릿지나 암벽에서 실수가 없다. 릿지나 암벽에서의 실수는 곧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니 아무리 반복해도 부족할 것이다.
약 1시간 30분에 걸친 실습을 마치고나니 14:30.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는 뭔가 아쉬움이 있어 윗쪽 우물가 옆의 크랙으로 향했다.
크랙은 약 10m 정도이나 100도 정도의 경사에 사선크랙이라 재학생때도 완전히 자유등반이 쉽지 않았던 곳이다. 그런데 비가 많이 와서 물까지 흐르고 있으니....
일단 호기 있게 출발하여 TCU 2개를 설치하고는 3~4번을 계속 슬립, 여전히 쉽지 않다. 쉬는 동안 동기생 일원이가 잠깐 시도하고 하강, 다시 정원형이 안전벨트도 없이 로프로 상하단 벨트를 만들어 등반시도하고 하강,
석진호가 장비준비를 했으나 그래도 내가 시작했으니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재시도, 이젠 슬링과 테이프레더를 걸어놓은 인공등반이다. 맨위쪽 TCU(개량형 후랜드)위의 작은 크랙에 TCU를 2개 더 설치하고 위쪽 TCU에 일어서 다음 장비를 걸려는 찰라 몸이 바위에서 멀어지는 듯 하더니 꺼꾸로 추락, 몸무게를 실었던 작은 크랙의 TCU가 빠진 것이다.
대략 5m 쯤은 떨어진 듯 싶다. 에구, 관객도 많은데 이런 오시범을......
결국 내려오고, 헤메는 것을 보다못한 이태우 회장님, 선선히 톱메듭을 묶더니 장비를 인수받아 올라서는데 몸이 아주 가볍다, 내가 떨어진 부분에서 그 위로 중형 TCU 하나를 더 설치하시더니 거뜬히 올라 가신다. 보던 사람들 모두 박수, "짝 짝 짝"
그리고 장비를 회수하러 동기생 이일원이 올라가고 그리고 끝이었다.
일단 몸무게를 줄이고, 팔힘을 길러 내년도엔 꼭 완전한 자유등반으로 저기를 오르리라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듯 하다. 가능할라나?
내려와 장비를 정비하고 출발준비를 마친 후 이태우회장님께서 추모산행의 의미를 다시한번 설명하시고, 고인이 되신 선, 후배님들을 소개한 후 그들을 위한 추도의 묵념을 진행했다.
그리고 먼저 내려가신 영길형님을 빼고 22명이 모두 모여서 기념촬영한 후 하산을 시작, 마당바위를 지나 이어지는 능선으로 내려오며 있는 故 장의숙(65) 선배님의 추모비에 도착했다.
추모비를 보니 대리석에 새겨진 글씨의 검은 부분이 벗겨져 잘 알아보기 힘든 것이 새월의 길이를 느끼게 한다. 47년에 출생하고 69년도에 가셨으니 향년 꽃다운 23세의 처녀. 비문의 제일 아래 '山 친구들이'라는 글귀가 참으로 가슴아리게 눈에 들어온다.
오늘 바로 그 '山 친구들'인 65학번 동기생 두분이 참석하셨으니 바로 박현, 박용석 형님이라. 동기생의 추모비에 술한잔을 올린다.
추모비가 있는 자리를 처음 가보게 되었는데 참으로 기가막힌 명당이다. 앞이 탁 트였고 등산로 옆 바위능선길이라 훼손될 염려 없고, 도봉산을 뒤로 하였으니 산을 좋아해서 산을 다녔고, 죽어서 산에 묻힌 산아가씨의 마음을 느껴본다.
능선길을 계속 내려와 할머니가게에 도착하니 오후 5:40. 23명의 대식구가 되어 할머니가게의 한편을 모두 차지했다. 예전에는 이곳 1/3도 차지 못했었는데.....
뒷풀이 막바지에 정원형 동기인 외대 정광식(74, 아이거북벽 저자, 정원형과 82년 아이거 북벽 등반), 건대 임종하(74, 03 에베레스트 원정대장) 형이 자리를 같이 했다.
할머니가게에서의 즐거운 뒷풀이를 간단히 마치고 비가 시작되는 저녁즈음에 다음 7. 24일 있을 인수릿지 종합등반을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발길을 향했다. 다시만난 정원형 동기분들을 빼고.......
2005. 7. 10 정무교(81)
 최진우: <회계보고>
수입 180,000 (회비)
지출 177,430
잔액 2,570
지출내역 : 제사음식 55,730 입장료 1,600*17=27,200
도봉동쇼핑 28,000 뒷풀이 66,500
-[07/11-18:36]-
최진우: HAC 산행이 점차적으로 튼실해져가는 가운데, 내리던 비도 멈추고 모처럼 제대로 추모제를 지냈습니다. 어제는 먼저 가신 故人들께서 흐뭇하셨을것 같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요.
멀리 울산에서 뱅기타고 올라오신 상근형부터, 못지않게 먼곳에서 오신 충현형, 원정이후 가족과 함께한 김종민, 석진호대장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가속이 붙은 이일원부부를 비롯해서 산행에 참석한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07/11-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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