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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임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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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5-07-27 (수) 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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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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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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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산악부 회원 와이프의 '생사리' 소멸~
저는 이일원 회원의 와이프로서,
산행및 행사 384번에 무교씨가 달아주신 메모에 있는 '생사리'라는 단어에 대해 한 말씀 올릴까 합니다.
일원씨와 저는 90년 8월에 결혼해서 만 15년 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데, 둘다 충청도 출신이라서 그런 지 아님 성격상 큰 결함(?)들이 있는 지 좌우당간에 서로 말이란게 당최 없어놔서 남들은 부부간에 술 한잔 하자 그러면 뭔가 대화하자는 말로 쓰는 걸로 알고 있는 데, 저희는 '술 마시자' 그러면 정말 말 그대로.... 묵묵히 술만 마시고 맙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제 맘 어느 구석에도... 남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넋두리까지 하게 되는 상황이었었는 데.......
6월 6일 남편이 산에 간다고 장비를 챙겨 나가면서, 저보고도 같이 가자는 걸..... 이리뺀질 저리 뺀질 늦장을 부렸더니 와서 전화하라면서 먼저 나가더라구요. 그리고는 저녁 늦게 와서 하는 말이.......
중간에 올라가다 넘 힘들어서 잠깐 누워있었다고..... 심장이 터질 거 같이 아팠다고 몸 관리좀 해야겠다고 하기에 ....저 이러다 과부 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덜컥 겁은 났지만서도.... 사실 부인 입장에선 휴일에 혼자서 산에 갔다온 남편이 곱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산에 간다니까 가라 하고.....집에 있어봤자 말 한마디없이 멍청(?)하게 리모콘만 조종하고 있을 게 뻔하니 , 그 꼴 보느니 차라리 집에 없는 편이 낫다 싶어서 가라고는 했지만, 남편이 집에 오면 ....여태까지 니가 종일 하고 싶은 거 하고 왔으니, 이젠 나한테 좀 잘 해봐라.... 뭐 이런 심정이 되더라구요.
근데 제가 직접 해보니 .....와~ 이거 장난이 아니네요.
우선적으로는 ,팔이 아파서 옷 입으려는 데 팔이 잘 안 올라가고, 냉정고 문을 열때도 에구구 곡소리가 나오고....... 남편만 혼자 보냈을 때는 가서 신나게 놀다 오는 줄 알고 한껏 심통이 났었는 데, 제가 직접 와보니......이건 뭐 산에 와서 죽어라 뺑이(?) 치고......죽어라 땀 흘리고 그러는 거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직접 따라와서 해보고서야 .......비로소 일심동체의 의미를 느꼈습니다 ㅎㅎㅎ
제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까지 산에 빠지게 된건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 모든 것이 다 우리 산악부 선배님들의 위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으로 일원씨 따라 산에 온 6월 26일에는 (숨은 벽) 일원씨가 릿지 안하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걱정 부담없이) 따라온 거였습니다. 저야 뭐 아무 것도 모르고 생각도 없이..... 그냥 릿지 하는 분은 하시더라도 안하는 분 옆에서 그저 대충 따라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왔던 거였는 데 .....어찌 된 일인지 단 한분도 안하겠다는 분은 없으시고 ......저렇게 가파른 바위를 어떻게 올라가나 무서운 마음에.... 심장은 사정없이 벌렁거리는 데, 야속하게도 남편은 막 올라가라고 야단치고 ......그래서 전 속으로 '오늘이 내 제삿날이다. 일원씨가 아마도 새 장가들려고 작정을 했나보다' 하는 생각을 하며 올라가는 데.......수철이 형이 잘 잡아 올려주셔서 죽지 않고 잘 내려왔답니다.
처음 본 저를 .......거리낌없이 금새 식구로 맞아주시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고 대해주시는 선배님들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게다가 무교씨는 사진까지 찍어주시고 , 담날로 홈페이지에 올려주셔서....생생한 그 날의 느낌을 다시금 음미하게 해주시고 , 꼬리말 달고 답글 달고 하는 가운데 , 드뎌 제가 일케 한양대 산악부 명예회원까지 승격되는 쾌(?)거를 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영광을 저를 산에 오게 해준 남편과 귀찮아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고 묵묵히 이끌어주신 무교씨와 많은 선배님들께 돌리고 싶습니다. (무슨 당선소감 말하는 거 같네요~ ㅎㅎㅎ)
어쨌거나 이렇게 해서 저는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얻었고, 지금은 남편과 '제 2의 연애기'를 맞은 듯 살폿하고 애틋한 기분으로 하루 하루를 핑크빛 무드로 살아가고 있는 데, 저의 이런 행복을 다른 분들께서도 느끼셨으면 해서 저의 소감을 올립니다.
특히 진우형! 상세형! 다음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언니들 모시고 오시고 ....다른 분들도 가능한 한 꼭들 모시고 오셔서 우리의 산행이 더 나아가 가정까지도 화목하고 행복하게 엮어주는 산행으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 불가능한 일일까요? 일원씨도 톱을 서면 가능할까요? ....어쨌든 결국엔 ....가정의 행복이 국가의 부와 발전을 가져온다고 믿습니다 ㅎㅎㅎ.........)
더운 데 날씨 조심하시구요....
전, 다음 산행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
 곽민종: 누구나 겪는...대한민국의 부부라면 한번은 거쳐가야하는...이 모든것을 슬기롭게 헤쳐가는 이일원 가정에 만복이 깃드리라...특히 남편되는 후배의 지혜가 으뜸이로다...월장원으로 추천함. -[07/27-17:59]-
김종오: 구구 절절 맞는 말이네! 2년전인가?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으나 한때 우리 산악회원의 부인 되시는 분들이 본 알림방에 치맛바람이 좀 불었었는걸로 기억이 나는데, 그때도 아주 활기가 넘치고 아주 분위기가 좋았읍니다. 우리 산악회의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은 역시 집안 사람들에 의해 효력을 발휘 하는 것 같군요! 내친김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여 산행때는 남편 보다 부인 및 가족의 참여가 더 많았으면 합니다. 요번 인수릿지 등반때 우리팀과 약간의 중복으로 오른 3명의 가족(1명은 여자 아이 : 중학생, 톱 : 오빠, 빌레이 : 아빠)을 보니 정말 보기가 좋드군요! 산에는 못오드라도 알림방에라도 부지런히 참여 토록 합시다. -[07/27-18:20]-
정무교: 저는 인생의 중요한 모토로 '마음의 평화'를 늘 기억하며 살고자 합니다. 이 '마음의 평화'는 자식으로, 남편으로, 아버지로써의 역할과 직장에서 직분에 맞는 역할 또 내가 속한 모든 조직(산악회, 기타 월회비를 내는 여러 모임 들)에서 내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서 나 스스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의미 합니다. 예를 들면 내 아내에게 진심으로 사랑하고 서로 부부의 정을 나누며 남편으로써의 역할을 다 한다면 불의의 사고로 설혹 먼저 보낸다고 할지라도 슬픔보다 큰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내일은 오늘 보다 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일원이와 미정씨 부부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먼저'라는 생각으로 주면 틀림없이 더 크게 받을 겁니다. 늘 '마음의 평화'가 미정씨 가족에게 함께하길 바랍니다. -[07/27-21:11]-
한인석: 마음의 평화. 진정한 평화는 축복속에서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러한 축복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여러 선후배님 모두 축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07/28-03:17]-
한인석: 축복은 많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부터 나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07/2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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