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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정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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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5-12-13 (화) 13: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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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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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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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面氷入山'의 경지에 오르면....
찬바람이 휭휭 불고, 남쪽 지방엔 기상관측이후 최대의 적설량을 기록했다는 방송을 보며 드디어 우리도 장농속에 깊숙히 넣어 두었던 아이스바일과 아이젠을 꺼내 날을 세우고, 기름을 칠하니 바야흐로 산악인 등급 2단인 '면빙입산(面氷入山)'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느낀다.
2단 : 면빙입산
이 부류는 날씨가 추워 지기를 학수고대 하는 시기에 해당되느니라.
얼음 도끼와 쇠발톱을 꺼내 놓고 폭포가 얼어 붙기를 축원하다가,
결빙 되었다는 소식만 들으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 얼음에 몸을 던지는 때이니라.
특징 : 빙판 길에 가족이 넘어져 다치더라도 겨울은 추워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시기에
해당 되느니라.
면빙입산의 제원 및 특징을 살펴보니 위와 같다.
한 일주일 무지하게 춥다는 느낌에 상세형이 '수락산에 얼음이 얼었을까?' 궁금해 하다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하고 산행계획을 수락산 IC 로 잡았단다.
진우형과 장암역에 도착하니 집 가까운 일원이는 벌써 도착해서 혼자 국수를 먹고있고, 영길형과 분당산악회 총무님, 인모형께서 도착해 계신다.
잠시후에 재학생(사실은 모두 휴학생임) 김형철, 차경렬, 김마루와 그들의 타대학 동기 2명 등 5명이 합류했다. 상세형은 장암역에서 제때 못내려(졸았을 듯ㅋㅋㅋ) 다시 돌아오고 하느라 좀 늦게 도착하였고....
지난여름 알프스 등반때 구입한 빙벽화와 아이젠을 테스트 하겠다고 하던 동균이와 일선씨가 안보여 전화하니 여전히(?) 집에서 전화를 받는다. '집사람이 발이 부어 산행을 못하신다나?' 헐~
오늘 산행인원은 모두 12명.
일단 수락산 계곡을 접어드니 '어라, 계곡에 물이 흐르네?' 올라갈수록 점점 더 불안해 진다. 혹시 수락폭포가 아직도 얼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략 11:00쯤 폭포 근처에 도착해 얼음 상태를 확인하던 형철, '와, 얼었다!' 저렇게 반가울까?
경사가 완만한 아래쪽엔 다른 2팀이 장비를 챙기고 있다. 일단 그중 가장 경사가 급한 상단 폭포 앞에 도착하니 '오메, 이게웬일?' 폭포가 폭 1m도 안되고, 두께도 5cm가 겨우 될 듯 싶다.
'다시 아래쪽으로 가자', '그냥 해 보자'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스크류 확보가 어려우니 위로 돌아 올라가 로프를 걸고 톱로핑으로 등반을 해 보고 안되면 아래쪽으로 내려 가기로 했다.
장비를 펴고, 로프를 설치하는 사이 일단은 버너, 코펠을 설치하고 삼겹살을 구웠다. 추운날씨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니 그 맛, 또한 먹어보지 않고는 필설로 형언하기 어렵다.
로프가 설치되고 일단 내가 먼저 올라가 보기로 했다. 아이스바일을 손목스냅만으로 피크 끝만 걸며 살짝 살짝 박고 오르는데 그냥 오를만 하다. 아니 그냥 오를만 한게 아니라 그 맛이 오히려 얼음이 잘 얼어 깊이 박는 것 보다 더 스릴이 있다.
폭포의 길이가 짧은 것이 안타까울뿐.......
돌아가며 한번씩 금년시즌 첫 얼음맛을 보는 사이 또 일단은 분당 산악회 총무님이 자리를 잡은 주방(?)에서 삼겹살 한 점에 양주(또는 소주) 한 잔 하며 추위를 달래고....
대충 한번씩 오르고는 그래도 아쉬워 두어번씩을 더 오른다. 그사이 작년겨울 시즌에 열심히 인공빙장을 다닌 형철이의 최신 빙벽등반기법인 'N-body' 방법에 대한 시연도 있었고....
형철이의 코치에 따라 해보니 장비가 좋지않던 80~90년대의 고전적 등반방식인 'X-body'방법에 비해 굉장히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등반이 가능하지만 얼음에 박혀있는 지지점이 3곳에서 2곳으로 줄어 상당한 연습이 필요할 듯 하다.
등반방식이든 장비든 우선 사용방법에 대한 충분한 숙지후 부단한 반복연습을 통해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었을때 가장 즐겁고 안전한 등반이 가능할 것이다.
햇빛이 따뜻한 양지로 자리를 이동하여 김밥과 라면, 삼겹살로 점심을 먹고 기념촬영후 빙벽을 더 하겠다는 재학생들때문에 영길형과 인모형, 분당산악회 총무님은 수락산역쪽으로 넘어가는 코스로 먼저 출발하시고, 우리는 한번더 빙벽을 오른 후 상세형, 진우형, 일원과 나는 일단 먼저 내려 가기로 했다.
오랜만의 빙벽등반에 그동안 굶은(?) 산행의 아쉬움도 달래고, 얼음맛까지 봤으니 머리속이 다 맑아 지는 듯 싶어 하산길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환한 대낮에 내려와 그냥 헤어지가가 못내 섭섭한 4명은 장암역 근처 막거리 집에 자리를 잡고 4명이 둘러 앉아 두부김치, 막 주문진에서 직배송(?) 했다는 양미리구이 안주에 막걸리를 마시니 그 맛 또한 꿀맛이라....
4명이 각 1병을 끝마치는 찰라 형철이를 비롯한 재학생들이 내려 온다.
다시 김치두부전골에 막걸리를 주문, 근데 마시는 속도가 왠지 느리다 싶더니 마루 왈, '홍민이 형이 학교앞에서 술사주러 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런, 왠만하면 수락산 밑에 와서 한 잔 사도 말리지 않을텐데.......ㅎㅎㅎ
간단히 한잔하고 길을 나서니 환한 낮에 내려와 '너무 일찍 집에 가면 어떡하나?'하던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듯 이미 날은 충분히 어두워져 있었다.
아침에 장암역 앞 군밤장수에게 거져 얻어 먹은 꼬마통군밤을 미안한 마음에 두 봉지를(진우형이) 사서 후배들 한봉지 주고, 나누어 하나씩 까 먹으며 돌아오는 지하철엔 그래서 우리만이 느끼는 만족감과 따스함이 있어 좋았다.
2005. 12. 13 정무교(81)
 최진우: [회계보고] 수입 60,000 지출 60,000 잔액 0 (쇼핑 및 뒷풀이 부족분은 1/n 갹출)
-[12/15-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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