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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김종현
ㆍ작성일 2006-06-21 (수) 00:32
ㆍ추천: 0  ㆍ조회: 664      
ㆍIP:
교토대학 산악부는 이렇답니다.
상세형님께서 멀리 돌로미테로 떠나신 경사스런 요즈음에
한겨레 신문 2006년6월16일 금요일자에 나온 글 중에서
(안치운 호서대 교수님이 쓰심)HAC가족 여러분과 함께 읽어 보고 생각해 볼 만한 글이 있어서 일부분을 옮겨 봅니다.오랜 역사를 가진 산악부가 가야 할 방향을 조금은 제시해 주지 않나 생각합니다.
**************************************
...이틀째 되는날,발표할 글을 정리하다 말고,자전거를 타고 교토대학으로 갔다.아주 오래된 대학,낡은 건울들을 허물고 새롭게 짓는 우리나라 대학들과 사뭇 달랐다.
찾아간 곳은 교토대학 산악부!
동아리 방들이 모여 있는 건물은 벽돌로 지은 것인데,낡은 대로 낡았다.마치 전쟁이 지나간 듯한 흔적이 넘쳐 흘렀다.
아! 이럴수가... 벽은 곳곳이 뚫려 있었고, 학생들은 점령군처럼 그곳으로 들어가고 나간다. 물어물어 산악부동아리방에 들어 갔다.
낡은 장비들이 흔연하고, 벽에는 교토대학 산악부 선배들 가운데 등반하다 산에서 죽은 이들의 흑백사진들을 담은 액자들이 붙어있었다. 얼추 세어보니 스무 명이 넘었다. K2,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 매킨리, 파타고니아 등과 같은 고산에서 등반하다 숨진 선배들이 후배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동아리 방바닥은 나무로 된 마루인데,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었다.
낡은 배낭이 지쳐서 누워 있었고, 등반장비들이 떼로 걸려 있었다.
슬쩍 손을 가져다 만져 보았다.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렇다! 등반을 하는 이들은 나이를 떠나 느끼는 바가 같다.
등반을 돕는 장비 앞에서 숨이 멎는 듯했다. 이곳에서도 오래된 산, 오래된 건물, 오래된 장비. 오래된 사람들이 하나로 묶여 있었다.
아! 이런 것이 생이지...
동아리방을 지키고 있던 철학과 학생이 내게 문득 이렇게 말했다. "서울에 있는 북한산 인수봉에서 등반하고 싶어요!"라고, 그에게 내 명함을 주고, 등반하러 올때 같이 만나하자고 했다. 그는 영어가 서툴렀다. 나는 일어가 부족했다. 그러나 오래된 집과 같은 산은 우리들에게 공용언어였다......
**********************************************
신문으로 보는 느낌이 전해 질 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후배님들께서도 한 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장마철에 회원모두 건강하시길 빕니다.

89 김종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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