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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정무교
ㆍ작성일 2005-12-26 (월) 00:37
ㆍ추천: 0  ㆍ조회: 933      
ㆍIP:
크리스마스의 빙벽등반
정기산행이 있는 4째주 일요일, 가래비 빙벽등반을 간다는 형철이를 따라 일원이와 같이 가기로 하고 일주일 전부터 모든 일정을 거기에 맞추고 있었다.

근데 아침 7시, 출발을 하는데 밤에 눈이와 도로에 1~2cm정도 쌓여있고 아직도 눈발이 날리고 있다.

갑자기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일정을 잡았으니 일단 출발해 보기로 했다.

일원이네 집을 들러 같이 의정부로 향하는데 길이 눈이와 엉망이다.  정확한 위치를 몰라 일원이가 가래비 주유소에서 길을 물으니 10m 앞이란다.

아니 전봇대 하나 간격도 한 50미터는 되겠는데 10m 앞이라니? 일단 가보기로 하고 계속 가는데 주위에 군부대 밖에 없고 어디에도 빙폭 그림자도 없다. 설상가상 눈은 계속 더 심하게 내리고...

다시 원점(주유소)으로 돌아가다 물어보니 길 건너 멀리를 가리키는데 눈과 안개 사이에 가래비 빙폭이 엷게 보인다.  '빙고'

일단 아침부터 먹고, 다시 길을 돌려 들어가니 그 곳은 눈길이다.  언덕이 나오는 곳 집앞에 차를 파킹하고 걸어올라가니 곳곳에 등반자들의 차량이다.

빙벽밑에 도착하니 형철이와 클라이밍센터 형(형철이보다 5살 연상)이라는 파트너와 이미 열심히 등반중이다.

간단히 장비를 챙기고 얼음에 붇으니 자연 빙장이라도 물이 많이 없어 인공빙장과 비슷하다.

2~3번을 오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걸린 줄과 아래, 위 등반자들과 낙빙 때문에 등반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줄을 메고 뭔가 재미있는 것이 없을까 찾다보니 우측의 바위위로 얇게 얼어붙은 얼음이 보인다. 떨어지면 좌측으로 펜듈럼을 먹어 위험할 수 도 있겠다 싶었지만 일단 붙어보기로 했다.

아래부분을 올라 오버행의 위로 올라가니 그곳엔 얼음이 없다. 바일의 피크를 바위의 크랙에 조심스래 집어 넣고 좌측으로 넘어가니 다시 빙벽으로 연결된다. '음, 나름대로의 재미도 있군...'

보온병의 따뜻한 차를 한잔하는 사이 우측 바위사이로 얼은 코스에 형철이가 아는 강사가 등반을 하는데 그모습이 과히 예술의 경지다.

일단 몸이 날렵하게 생겼고, 가벼워 등반을 잘하게 생긴데다  바일의 피크만 살짝 살짝 걸며 오버행진 얼음을 넘어서는 모습이 부러움을 넘어 질투를 느끼게 한다.

에구, 이몸은 저 친구 두배는 되는 듯 싶은데 저게 과연 될까?  그러기 위해서 일단 몸무게를 줄여야 겠지?

그러고 보니  지난 여름 추모산행때 주봉캠프 크랙코스 등반때도 몸무게를 줄여 다시 도전하겠노라 다짐했던것 같은데 몸은 여전히 그때와 별변 차이가 없으니....    아니 오히려 더 불었나?

오후 1시경 밀려드는 등반자들과 수없이 얽히고 설킨 로프들, 그리고 떨어지는 낙빙에 더이상 등반은 위험할 것 같아 이만 접기로 하고  장비챙겨 기념촬영후 돌아섰다.

이곳은 아예 천막을 가지고 와 한 1박2일 머물며 등반하면 그것또한 괜찮을 듯 싶다.

오후들어 너무나 화창하고 따뜻해진 날씨에 다행스러움을 느끼며 방학동에서 생삼겹에 소주한잔으로 점심을 먹고 해가 중천에 뜬 오후 4시에 각자 집으로......

2005. 12. 25   정무교(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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