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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임미정
ㆍ작성일 2006-09-12 (화) 12:54
ㆍ추천: 0  ㆍ조회: 399      
ㆍIP:
2006-08 저희도 지리산 다녀왔어요
이름: 임미정
2006/8/21(월)

제목 : 저희도 지리산 다녀왔어요  

당장 눈앞의 공부 보다 우선 사람을 만들어야겠기에
이번 여름 방학동안은 내내 애들 사람 만들기에 정성을 다했습니다

특히 사춘기에 들어와서 반항 하는 딸래미를 어떻게 하면 사람을 만들까 고심하던차

강북 청소년 수련관에서 3박 4일로 지리산 가는 프로그램이 있길래  
잘 됐다 싶어 냉큼 신청해놓고는...살살 딸래미를 꼬셨습니다

그러구 나니 올해 고 1 짜리 큰집 조카도 눈에 밟히고 중3짜리 친구 아들도 같이 델꼬 가고 싶어서 죄다 신청하게 해놓고는 .........고둥학생 대학생 등 30명으로 구성된 '지리산 캠프'에 꼽사리 꼈습니다.

새로 시작한 일 때문에 휴가마저 반납하면서까지 열(?)심히 사무실을 지키려 하는 남편까지도 잘 꼬셔서 드뎌 8월 15일 강북청소년 수련관에서 지리산으로 향하는 관광 버스에 몸을 실엇는 데, 세상이 참 좁은 건지 차경렬 후배님이 스탭으로 참가하고 계시더라구요.

오후 12시 반 경 백무동 매표소에서 배낭 매고 물 챙겨서 산을 오르기 시작햇는 데 ,
아니나 다를까 산에 가기 싫다고 ...뻐팅기는 딸...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아니 있는 힘껏 애먹여보자고 작정한거 같은 딸래미를 어르고 달래서 장터목 산장에 도착한  남편은 온몸이 땀에 쩔어 파김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

그런데도 숙소에 도착해서는

짐을 풀고 ......우리들 밥을 해먹이고

비록 오랜만에 해보는 밥이라 물을 못맞춰 설었지마는
그래도 참 맛있었습니다

울 남편 참 장합니다.



첫날은 백무동에서 장터목 산장까지 갔는 데
중간에 있는 무슨 샘터에 가니 오아시스를 만난 듯 반가웠고,  
도저히 산 채로는 장터목 산장이라는 곳에 도착하지 못할 거 같앗는 데도
어느 순간 장터목 산장이 나온 걸 보고는 얼마나 감격스러웠는 지  ....  


오 하느님 ................

제가 이곳엘 왔단 말입니까???


그날의 목표 지점에 도달한 것이 마치 기적 같았습니다



그렇게 애 먹이던 딸이....... 하룻밤 자고 일어나서는 같은 조에 있는 중3짜리 언니들과  
친해져가꼬 수다 떨면서 2일째 산행
장터목~ 세석 산장  ~벽소령 산장까진 완죤히 날라서 가기에
제가 오히려 뒤따라 가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

위례 정보 산업고등학교 학생 12명과 인솔 교사 두분
명지대 복지학과 여학생 3명등 캠프 참가 인원이 거개가
등산 초보 인 점을 감안 하셨음인 지  주최 선생님께선
코스를 어렵게 잡지 않으시고 ,...초보자도 조금만 힘내면 갈수있도록
다녀와서 '나 !!! 지리산 다녀왔다 !'  하면서 자랑도 하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잇게 코스를 잡으셨더라구요

덕분에 저도 지리산 자락을 밟아보고
첫날은 죽을 듯이 기진맥진했지만 둘째날부턴 희희낙락하는 아이들 데리고 다니며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해 쨍쨍한 곳에선 넘 힘들지만
그렇기때문에 .....그늘에 감사할 줄 알고 한줄기 바람에도 기뻐할 수 있음을
배웠거든요


둘째날까진 산장에서 잤는 데 너무 더웠고      
마지막 날엔 지리산 휴양림에 가서 집 한채를 통채로 빌려서
삼겹살도 구워먹고 하다보니

갈때는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어른 일케 제각각 였는 데 ... 3박 4일 종주 끝나고
돌아올때는 모두 친척(?)이 되어버렸어요.
중학생 고등학생 할거없이 죄다 베개 하나씩 껴안고 거실에 누워서
'웃찾사'를 보며 깔깔거리고 베개 싸움을 해대는 걸 보니 .......  
참 친척이 따로 없구나 싶은 생각 .... 이 들더라구요

특히 차경렬 선생님이 애들하고 물싸움해주고 베개싸움을 해주셔서
애들이 얼마나 신나했는 지 ....... 그때 모습을 동영상으로 저장해놓고 집에 와서도 수시로 보면서
낄낄거립니다 .  

지리산 가서 이틀 밤은 산장에서 잤고 마지막 밤은 마당에 매트리스 깔고 침낭 덥고 잤는 데
매트리스 갈고 침낭  들어가서 하늘 보며 자는 거 넘 좋던데요?
시원도 하고 새소리 매미 소리도 듣고 구름 흘러가는 것도 보고 ....

산장에서 다닥다닥 붙어자는 사람들 체온에 더워하지 않아도 되고
코고는 소리에 안 괴로워도 되고 ^^


지리산 엘 다녀왓더니 이 세상에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좋은 산의 영험인가봐요

정말 좋았어요  .......산이 일케 좋은 지 첨 알았네요  ........



저희 남편 칭찬해주세요
애먹이기로 작정한 사춘기 딸을 데리고 지리산에 다녀온 참 좋은 아빠거든요
땀나서 싫다고 산에 안 간다는 딸 데리고 산에 다녀온 인내심 많은 참 좋은 아빠입니다


담에 산행 있을 땐 저희 애들 꼬셔서 델꼬 가겠습니다
아이들 정신 교육에 산행만큼 좋은 게 없는 거 같네요  

자식 인간 만들기 프로젝트 ........차원에서 ........
부모 노릇 잘하기가 참 어려워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잘 해보려합니다  .  

산을 통해서  .........싸가지 있는 멋진 애들로 키우도록 ,
앞으로도 잘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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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종: 마눌님 말잘듣는 서방님 흔치않습죠...일원이 최곱니다...그만한서방님 흔치않습죠*^^* 히히히 이만하면 되았습니껴??? ^^* 즐겁고,보람있는 지리산행을통해 진정 산으로 빨려드시는모습이 아름답군요...취미도 좋치만 아새이덜신경쓸때 놓치지않는 지혜가 멋있고요...싸가지있는 아새이덜 얼렁 맹그셔셔 산에서뵙기를...필승!!!  -[08/21-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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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교: 야~~ 일원이 화이팅이다.  난 아이들 집안에 고이(?) 모셔두고 나만 동아실 갔다 왔는디.......   산행의 참 맛을 느낀 미정씨의 아이들, 산에서도 볼 수 있겠군요. ㅎㅎ  -[08/2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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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한: 여러가지로 보기에 정겹고 흐뭇한 글 이군요.이런 가족 글이 자주 올라오면 좋겠군요.일원이 칭찬 받을만 합니다.  -[08/2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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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렬: 저도 아이들하고 재밌게 놀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동민이랑 7라운드해야 하는데...언제쯤 할수있을런지ㅎㅎ    -[08/22-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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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오: 임여사님!  아주 보기가 좋습니다. 이시대를 앞서가는 생생한 자녀교육! 그리고 남편이 아내자랑 & 자식자랑 하면 팔불출에 속하지만 아내가 남편자랑 하는 것은 하면 할 수록 좋은 일이라고들 하는데 우째그리 문장 끝에 가서 일원씨 자랑으로 마무리를 짖는지! 앞으로 자주 글 올리시기 바랍니다.    -[08/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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