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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세모씨
ㆍ작성일 2009-10-26 (월) 00:14
ㆍ추천: 0  ㆍ조회: 1313      
ㆍIP: 61.xxx.64
만남, 이별 그리고 회한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와 나는 10년이 넘게 나이차가 있었다.
그렇지만 둘이서 무던히도 싸웠었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이 삼년정도 지속되었었지만
아직도 잊어지지가 않는다.

어떻게 알았는지 제대한지 몇일지나지 않아서 전화가 왔다.

요세미테 가자고 ...

선배형들이
몇년을 고생하며 준비해서
미국에서 초청장은 왔는데
졸업을하고 취업이되어서 가지못할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군대에서  국가를위해서 고생했다고 나한테 은혜가 온 것이었다.


이월에
제대한 나는
가을 복학때까지 많은 시간이 있었다.
운동을 겸해서 벽돌공장에서 벽돌쌓기 알바하고 시간만 나면 산으로 달려갔다.

평일에는  혼자등반도 했고 주말에는 주로 그와함께 등반을 했다.

그때 일학년이었던 식광박이도 같이 한적이있다.
일학년이라 크라이밍을 못해서 밀크박스라고 놀려대기도 했으니까.

그와 함께 다섯명이 한 한달간의 아이들 와일드와 요세미테에서의 등반은 참으로 즐거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

그다음에 불이 붙었다.


둘이 있으면 나는 그의 비슷한 이야기들을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어 주었고
그는 톱쟁이가 필요해서인지
내가 좋아서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투덜대는 것들을 화도 안내고 잘들어 주었었다.

사학년이 되어서도 나는 오로지 산에 가는 궁리에만 빠져있었다.
취업준비 대신에
언제라도 산에 가기에 좋으라고 동업으로 공장도 차리고.

순진하게도  나만 노력하면 산에 저절로 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하늘에서
빨간 스카프가
나플거리며 떨어지고
그가 내곁을 떠나던 날
그렇게 되어버린 상황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등반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는 늘 염두에 두고있으니까.
그리고 서로 등반을 하면서 그런일을 충분히 일어 날 수있다고,
내가 그럴수도 있다고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상황까지 몰려버린 일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멕킨리를 가야하는데  
왜
요세미테인지...
내가 고집을 피우지만 않았어도 여기에 오지 않았을텐데...

하긴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사항이 있는데 스믈일곱의 나이에 무엇을 알까.

그를 보내면서
내가 당신을 위해서 평생은 자신이 없고 열 번의 기일은 챙기겠다고,
그리고 이루지 못했던 히말라야와 멕킨리는 자신은 없지만
나와 당신을 위해서 가보도록 노력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용순씨도 떠나고
마지막 열 번을 채우던때에는
새로 생긴 가족과 진우 뿐이었다.
산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나에게
어린 자식은 이아저씨가 누구냐고 집요하게 질문을 해댔었다.

그리고 진우에게 이제는 지겹다고 다음부터는 산악회에서 해달라고 했다.

그 열 번의 반복된 시간동안
캐신릿지 대원으로 선발도 되었었고
후배들이 가네쉬 함께 가자고 집요하게 얘기했었지만
나는 내자신에게서 떠나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캐신릿지 대신에 결혼을 택했다.
그때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폐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십년동안은 바위도 싫었고
그동안 좋아했던 것으로부터 떠났다.


십년이 흐르고
다시 십년이 흐르면서
다시 산에 적응하려고 노력할 때
태우형과 종민이가 있어서 함께 할 수가 있었으며
그들 덕분에 꿈에만 그리던 히말라야에서의 등반을 이룰수가 있었다.

그것도

정상에  !!!

등반내내 그는 내 의식속에서 맴돌았었다.
가끔 의식밖으로 튀어나와서 왈칵 눈물이 튀어나오게도 하였지만.




에베레스트를 다녀와서

수작을 피웠다.

오대륙 하자고.  

멕킨리 가고 싶어서.

꼭 한양대학교 산악회라는 이름으로 가야하는 이유가 나에겐 있었으니까.

하지만
멕킨리를 다녀와서는
분명히 기쁘고 행복해야 한데 너무나 허전하고 허탈하다.
올해에는 내가 그곳에 가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안가면 평생을 후회하고 살아갈 것 같아서 모든 것을 집어던지고 다녀왔는데...

왜 더 큰 회한이 밀려오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내가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있었던거 같다. >>>>>





산악회에 큰 행사를 앞두고있어서 글을 올리지 못했었습니다.
등반위원장을 맡은지도 꽤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해서 늘 송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요즘 이상한
행동도하고
정신도 들쑥날쑥한게
아무래도 병이 난거 같습니다.

더 이상
임무 수행이 불가합니다.

등반위원장과 원정준비 위원장을 교체해주시기를 바라옵니다.

바람은
젊은 7그룹에서
분위기 쇄신을 이루어 줬으면합니다.
이름아이콘 89김종현
2009-10-26 11:24
회원캐릭터 		형의 멋진 글은 날로 그 감동을 더해 갑니다.~큰 병이 아니시면 아콩카구아 까지는 마무리 지셔야 하지 않을 까요? 홈커밍 행사장에서 사진기 들고 세상 초월한 듯한 표정으로 돌아다니시던 형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건강 잘 챙기시고
언제 까지나 함께 하시지요~~!!@@
   
이름아이콘 81정무교
2009-10-26 17:46
회원사진 		그 깊은 내면의 고독함을 주변 사람들이 어찌 헤아리겠습니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이유로 해서든 이런 이유로 해서든 우린 좋은 등반을 계획하고, 지금까지 이루어 왔다는 사실입니다. 또 그런 활동을 통해서 산악회는 하나가 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요.  형!  형에게 거는 산악회의 기대도 크다는 것, 아시지요?  우리 HAC에도 5대륙 최고봉의 정상 등정자를 한 명쯤은 갖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상세형!  힘 내십시오!
   
이름아이콘 巨滴한인석
2009-10-27 21:04
 가을 병인 모양이야.  겨울되면 나아지겠지.  수고가 많았다 상세.
   
이름아이콘 MinKim-싱가폴
2009-10-28 12:30
 상세형. 형의 번민과 고뇌를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을 런지...  영순 형은 형도 같이 등반했지만 86년 토왕폭 등반 할때 같이 설악산엘 가고, 또 아이거 가자고 영문판을 복사해서 공부하고 했었죠. 지금도  집에 보관하고 있지만.
머무름은 시간의 길고 짧음 보다는 인연의 고리 아닐까요? 피 보다 진한 산을 매개로 한 고리가 없으면 머무름의 의미가 없겠죠.  한발 뒤로 물러 나시면 회한의 감정을 추스리고 뒤를 되돌아 보는 여유가 생기리라 여겨 집니다.
1월쯤에나 귀국 할 것 같은데 소주나 한잔 하시죠.... 건강 조심 하십시요.   싱가폴에서....
   
이름아이콘 햇살자리
2009-10-29 13:01
 처음 상세씨 글 읽고 마음이 아파서 글을 못쓰겠더라구요.
나 조차도 가끔 영순형 동규형 이름이 가슴 속을 훓고 지나가는데 ........
상세씨 힘내세요.
시간이란 약이 아픔을 흐릿하게 해 줄겁니다.
살다보니 죽을 것만 같았던 아픔도 시간이 지나니 망각의 늪으로 가라 앉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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