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하단의 검은 바위에서 직선으로 4-5시간을 올라야하며 좌측으로 사선으로 길게 나있는 약간 검은색 길로 약 두시간을 올라야 한다.

그래야 섀들이 나온다

6월24일 정상을 향하여 !

밤 12시에 일어나서 식당으로 가서 누릉지를 끓인 것을 먹고

재학생들의 수고 속에 개인 식량과 물을 챙겨서 설상차가 있는 곳으로 모입니다.

지난 밤 사이에 산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벌써부터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곳과 상부는 고도차가 천 미터가 넘습니다.

기본적으로 10도 이상은 차이가 난다는 얘기죠.

모두들 가진 장비한도 내에서 단단히 무장을 합니다.

염려했던 그대로 나중에 알아본 6월25일의 엘브르즈는 체감온도 영하 29도입니다.

발밑에 밟히는 눈의 날카로운 소리는 귀를 아프게 합니다 

어둠속에서의 광풍은 지나가고 날이 밝아옵니다.

오늘 일출 시간은 04시 31분입니다.

좌측 아래로 우리 뒤에 한 시간 간격으로 따라 붙은 다른 팀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메인 가이드는 저 무리 속에 섞여있는 다른 가이드들을 기다리기 위해서 중간 중간 시간을 지체합니다.

차갑게 얼어버린 대지에 몰아치는 광풍은 단단한 얼음으로 변해버린 눈만을 남겨둔 채

우리의 발걸음을 고통스럽고 더디게 만들어 줍니다.

세 시간 정도가 흘렀지만 아직도 직선루트를 갈지자로 등반하고 있습니다.

날이 밝아오면서 간간히 불어오는 블리쟈드같은 바람은 우리들의 몸을 잔뜩 움츠리게 만듭니다.

여러 명이 움직일 때에는 서로간의 오름의 속도가 달라서 세밀한 서로의 돌봄이 필요하지만

 다들 혼자 감당하기를 힘들어 하십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태양이 떠오릅니다.

저 따뜻한 햇살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풀어 줄 것이고

우리는 다시 기운을 북 돋아서 모두 여유로운 등반을 이어갈 거라고 기대를 합니다.

그 기분에 않아서 휴식을 취하면서 햇살을 받아봅니다.

우리 다음 차례로 올라온 팀들입니다.

저들 속에 우리 가이드가 네 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늘 우리의 바램대로 모든 일이 풀리지는 않습니다.

건너편 능선에 햇살이 드리우고 온 세상이 밝음으로 가득 차는 듯 하더니

우리 모두를 시샘하는 듯한 강한 바람과 함께 온 세상이 엘브르즈에서 생겨나는 개스 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엘브르즈.

등반 시작하고 일곱 시간이 지나서 아홉시 정도가 되어서야 직선과 사선의 기나긴 설사 면을 지나서 이제 바로 앞을 돌아나가면 동봉과 서봉의 안부인 섀들이 나옵니다.

그러나 저 모퉁이에서 그 일이 벌어집니다.

누군가 추락합니다. 다행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섀들에서는 바람이 조금약해지려나 하지만 산에서 안부가 바람이 약해질 리가 없죠.

저곳에서 모두들 철수를 고려합니다.

그러나 철수에 가이드에게만 맏기기에는 안심이 되지를 않아서 등반 여력이 남으신 분들을 포함해서 다 내려가시고

한인석, 이상세, 성인석, 박범준, 김지현,이경진 만이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에서 부는 바람은 저 깃발에 바람을 잔뜩 넣어서 우리를 배럴까지 실어달 줄 것같이 빵빵합니다.

둘이서 잡아야지만 합니다.

다른 팀들의 정상사진은 저 멀리 다른 봉우리들이 내려다 보이기도하고

참 많은 분들이 함께 찍기도 하지만

우리 두 사람에게도 아주 많으신 분들이 사진 속에 함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함께 고생하고 서로를 위해주고 함께 성취함을 즐겨해 주신 한양대학교 산악회 가족 여러분 행복하세요 !.

손은혜 군이 정상에 무엇이 있냐고 궁금해 했지만

나도 궁금한 것이 누가 저 돌을 정상에 덩그라니 올려놨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개스가 심해서 옆에 다른 것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저 사진을 끝으로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사진 찍을 생각도 없고 오로지 배럴 산장을 목표로 내려갑니다.

우선은 설상차로 지난 밤에 내려주었던 지점까지는 도달을 해야 안전지대로 안착했다고 봐야합니다.

내려가다가 보니 고맙게도 성인석, 박범준, 김지현 대원이 그곳에서 설상차를 준비하고 기다려 준 덕분에 배럴 산장에 17시에 도착을 합니다.

모두들 걱정을 하시다가 무사히 모든 것이 마무리됨을 기뻐하십니다.

저녁에는 내일은 날씨가 오늘 보다는 좋아지겠지만 정상에 오름이 개인적으로 최종 목표가 아니고 팀이 올랐으니 만족하고 내일은 예비일이지만 철수를 하고 나머지 일정을 수행하자고 모두들 원하십니다.

우리는 별 이의 없이 내일 철수하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