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위에는 눈이 얼마나있을까.
날씨가 무척 쌀쌀하다.
바람도 부는거 같고
밑에가 영하 7도라는디...

 
복장이 영  어수선하다.
낳지않은 감기에 정신이 없다
 
바지도 안갈아입고...
지난주에 타버린 배낭은 버렸다....
 

 
불암산 중턱부터는 눈이 제법 많다.
그리고 낮에 녹았다가 얼어버린 길은 나를 여러번 나동그라지게 만든다.
능선에 올라서서는 찬바람이 품을 파고든다.
손시렵고  춥고  ...  
어니가 염려스럽다.
 

 
지난 목요일 저녁
어니가  흥분되고 기분이 업되어서  횡서수설 한다.
 
이야기인즉
인터넷으로
친구와 함께 선덕여왕 촬영 엑스트라가 되었는데 여의도에 가야하고 일요일에 온단다.   보내달란다.
"아닐틴디...   여의도에는 촬영장이 없고 촬영하려면 경주로가야하는거 아니냐 ? "
 
" 역활이 병사라고 ? 
그러면 얼굴은 고사하고 등도 잘안보이는  병사 10정도 이겠군..
너  주인공한테 맞아서 쓰러지는 병사 엑스트라도 경력이 있어야  나온다는거 아냐 ? "
 
"뭐 ?
아무리 말해봐야 소용없고
좋은 경험이 될테니 댕겨오셔...
밤에  촬영하려면  밤 샐지도 모르니까
옷이나 챙겨가라 ...  "
 

 
결국
파카도 싫다, 두꺼운 장갑도 싫다...
내복 바지만 챙겨입고
 
비담 사인 받아오라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갔다...
 
 
 
 
그날 밤 열한시   전화가 왔다    경주로 간다고...
 

 
 별로
안 좋은 습관 하나가
'설악산 가는거 아니니까.
대충 챙겨가지 뭐'  이다.
그 다음에 모자르는거는 모두  몸으로 때워야 한다.
 
불암산을 지나며서 부터는 목이 잠겨간다.
 

 
불암산 ,  수락산은
 
둘다  정상부위에 암벽 구간이 많다.
 
여름에는 괜찮은데
겨울에는 지나가기가 만만하지가 않다.
 
더군다나 낮에 녹다 다시 얼어버린 등산로...
 

 
새벽 세시반
수락산 정상을 지나서 모두모여서  간식을 먹고   사패산으로 건너가기 위해서 회룡역 방향인 동막골로 향한다. 그런데 모두 사라졌다.  열한명이 모두...  내가 맨 뒤에 있었는데... 눈덮인 길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방금 지나간 흔적이 안보인다.   일행을 놓친것이다.
어딘지는 알겠는데 다시 돌아가기는 싫다.  달빛에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이 초행길이긴 하지만 방향은 맞는거 같다.  만나겠지하며 계속간다.
가는 도중에 저 멀리 좌측 능선에서 불빛이 움직인다.
결국은 열한명이 길을 잘 못들었다. 
회룡역까지는 다시 볼 수가 없다. 
 
이제는 목이 너무 아파서 말이 잘  안나온다. 
이러면 안되는디...
대만 못가는거 아냐 ?
입국 심사대에서 감기 걸렸다고 안 들여 보낼지도 모르는디...  
안되겠다. 
오늘은 회룡역까지만 가야겠다...   회룡역에 8시에 도착을 한다.
 
 
혼자  밤길 걷기.
 
새벽 다섯시  혼자 걷고있다
제일 무서운게 뭘까..
 
눈이 끝나고  흙이 드러나는길
갑자기 앞에 랜턴을 든 사람이 나타난다.
그것도 혼자.
나를 지나치더니 다시 내려온다. 
나는 내려 가다가 옆으로 비켜선다.
" 저 위에 눈이 있어요 ?  "
" 네  좀  많아요  "
"  그럼 내려가야 하겠네...  "  
???
 
 
한 십 분쯤   뒤
갑자기 앞에 
한 아줌마가 나타난다.
화들짝 
옆으로 비켜선다.
 " 저기요  저 위에 눈 많아요 "
" 아이젠 있어요  "
"  네... "

 
저녁에
어니가 왔다.
본인 말로는 " 의지 박약 ",  " 저질체력 "   운운하더니
뭐    엄청난 인생경험을 하고왔단다.
창찌르기만 천번도 넘게했단다.
 
공장에서 하는일은 아무것도 아니란다.
 
손등은 까지고 동상기에  퉁퉁부어서 왔다.
 
첫 날    가야병사 , 신라병사  배역  :  활만쏘고 쉽단다.
둘째 날  백제병사  배역 :  엄청나게  뛰어 다녔단다.
 
이틀동안 차에서 두시간 정도뿐이 못잤단다.
 
비담  ?
 
 NG 안내는 배우가 젤로 이쁘단다. 
추위에 떨고있는 병사는 아무리 이쁜 배우라도 NG내면 때려주고 싶단다.
 
하하하
 

 
사람은 왜
머리보다 몸으로 배워야
잘 기억을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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