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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최진우
ㆍ작성일 2004-10-25 (월) 19:14
ㆍ추천: 0  ㆍ조회: 1142      
ㆍIP:
설악아 잘있거라~
 안내산악회?      
 지하철에서 지난번 산행 기념품인 에어방석을 두고 나온 사실을 알게되었으나 그냥 포기.
 몸은 속센데 마음은 벌써 설악에 가있다.    
 1호선 동대문역에서 8,9번 출구가 없어서 잠시 난감해하다가 4호선쪽으로 돌아간다.      
 넓은 동대문종합시장 주차장에는 이미 10여대의 관광버스가 다양한 이름표를 달고 대기중이고  
 우리가 예약한 산악회소속 버스 두 대중 한 대는 벌써 출발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커다란 어택쌕을 준비하신 박현형님을 포함해서 민종형 성보형등 선배님들은 예상대로 모두 일찍
 나오셨고 곧이어 상세와 석진호, 안종호를 끝으로 9명 모두 도착.
 진선형 빠진것이 쫌 아쉽네~  
 먼저 출발한다는 차량에 승차완료.  
 출발 전 등반대장이 한계령과 공룡능 코스는 어려우니 가장 무난한 오색-천불동 코스를  
 권하는 요지의 멘트가 10여분간 이어진다.
 홈페이지와 나눠준 유인물에는 한계령 공룡능이 버젓이 산행코스로 표시되어있는데..
 과거에 만든 자료를 재활용차원에서 수정도 하지않고 그대로 사용하나?  
 그렇게 안내산악회와의 매끄럽지 않은 첫 만남이 시작된다.  

 설악을 향하여~  
 9시 40분경 버스출발.
 도심을 빠져나가면서 버스는 이내 소등되고 취침모드로 전환된다.
 무박산행의 첫 경험과 98년 여름 옆지기와 함께한 이후 6년만에 다시 찾는 설악.
 눈은 감았는데 기대와 흥분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막힘없이 양평을 지나 홍천-인제간 44번 국도에 진입했나 싶었는데 어느새 동아실 갈림길도
 지나고 미시령과 한계령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
 시간은 자정을 지나 12시 30분.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쇼핑도 하고 1시경 한계령으로 출발.
 ♬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양희은의 한계령을 떠올리면서~
 꼬불꼬불한 한계령 도로를 좌로 우로 돌고 돌아서 마침내 오색에 도착.
 예정된 2시보다 약 30여분 빠르다.    

 설악의 품속으로~    
 단풍철을 맞이해서 특별근무를 하고 있는 관리공단직원들의 환영(?)속에
 산악회에서 요청한 '파~' 라는 요상한 구호와 함께 매표소를 통과.    
 무리지어 왁자지껄 입장하는 등산객들의 모습에서 매표소 입구에 설치된 '야간산행금지'라는
 무시무시한 경고판은 이미 존재의 가치를 잃은듯하다.  
 칠흙같은 어둠속에 랜턴의 불빛에 의지하여 앞으로 또 앞으로~  
 뒤를 돌아보니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랜턴의 불빛이 장관이다.
 아~ 드디어 설악의 품에 몸을 맡기게 되는구나~  
   
 어둠속의 설악
 그동안 비브람에 어택에 힘겨운 훈련을 소화해온 탓인지 선두에 나선 우리의 젊은
 원정팀은 바람같이 날아간다.
 젊은 그대들을 쫓아가느라 내 발바닥에서는 고무 타는 냄새가 나고~ ㅎㅎ
 덕분에 상세가 휴게소에서 이천원에 구매한 불량 손전등이 고장난 사실도 모른채
 무심하게 오르고 있었으니..    
 앞사람을 뒤따르려니 코와 입으로 쳐들어오는 먼지로 심히 난감한데 랜턴불빛이 약해서
 먼지가 보이지 않는 상세는 얼마나 좋을까~ ㅋㅋ
 뒷사람과의 간격도 간격이려니와 너무 일찍가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내닫기만 하던 선두 항기에게 멈춤을 요청한다.
 첫번째 휴식.
 대청까지 반 가량 온것 같은데 출발한지 1시간이 채 되질 않았다.  
 그럼 오색에서 대청까지 2시간?
 충분히 휴식을 한 후 젊은 그대들은 먼저 떠나보내고 고장난 랜턴과 무심한 동기로 인해  
 어둠속을 기어서(?) 올라온 상세와 함께 뒤를 따른다.
 한여름 동아실에서의 밤하늘처럼 별들이 유난히도 밝게 빛난다.
 단풍철 내내 이어진 인간들의 시달림에도 설악은 고스란히 그 고통을 받아내고 있다.  
 뭇 중생들의 온갖 소망까지도 들어주면서..  

  대청봉..  
 한없이 이어지는 계단에 이골이 날 무렵 쉬면서 형들을 기다리기로 한다.  
 새벽의 적막속에 등산객들의 발소리와 거친 호흡소리만이 이어진다.    
 잠시 후 박 현형님을 만나서 삼천원짜리 제대로 된 홍콩제 미니 랜턴을 받아든
 상세는 입이 함박만큼 벌어진다. ㅋㅋ (어두워서 입모양은 확인하지 못했슴)  
 이후 어둠으로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엇갈린 성보형과 민종형을 극적으로 만난 후
 부담없이 대청으로 향한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거세진 바람과 함께 체감온도는 가히 영하권이다.
 그렇게 오른 대청에는 추위때문인지 아무도 없고 이곳에서 기다리려고 했던 시도는
 얼마를 버티지 못한다.
 그렇게 대청을 소홀히(?) 대하고는 서둘러 중청산장으로 하산.
 산장에 도착해서 뒤돌아보니 대청에서 내려오는 등산객들의 랜턴불빛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도깨비불 같다.    
 
 드림팀은 공룡능으로~  
 산장에서 몸도 녹이고 식사 후, 시간상 팀을 나누기로 한다.  
 '희운각 6시 30분전 도착'이라는 공룡능 등반조건을 지키기 위해 원정팀 4명(진호 항기 종호 형철)은
 공룡능을 향해서 먼저 출발.  
 굳이 가이드가 정한 규칙을 어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라 마음은 놓이는데..  
 잠시 후 남은 5명도 희운각으로 출발.
 날이 서서히 밝아오면서 공룡능과 화채능선이 좌우로 쫘~악 펼쳐진다.                    
 공룡능선상에 우뚝 솟아있는 범봉의 자태와 그 뒤로 울산암까정.. 처음으로 카메라를 꺼내든다.  
 지금쯤 열심히 내달리고 있을 원정팀의 모습이 보이는듯하다.
 7시 희운각대피소에서 휴식.  
 많은 등산객들이 거쳐간 상흔일까?
 과거 80년대 기억속의 모습은 이미 보이질 않는다.            
 
 비선대  
 희운각에서 죽음의 계곡으로 내려 꽂으려다 초입에서 Back.
 맑고 일교차가 큰 날이 많아 지난해보다 아름답다는 단풍은 이미 절정기를 지난듯하다.    
 2주후면 잠실-판교간 주로상을 달리고 있을 내 모습을 떠올리며 내리막길을 조심 또 조심..  
 천당폭을 지나 양폭산장에서 남은 간식들을 처치하고 귀면암을 넘어가는데 원래 좁은 공간에
 좌우를 막아서 등산객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매우 옹색해 보인다.  
 그전에는 이곳에 앉아서 잠시나마 땀이라도 식히면서 여유를 즐겼었는데..    
 속세가 가까워지면서 등산객들의 수도 점차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10시 비선대.  
 갑자기 늘어난 소음을 피해 가이드가 지정해준 음식점에 도착하니 어? 등반대장이 와있네.
 동대문 출발이후 처음본다. 설악동에서 올라왔는지..    
 6천원하는 산채비빔밥이 5천원이고 (물 탄)막걸리 한 사발 공짜라~
 가이드가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의 젊은 엉아들은 공룡을 2시간만에 끝내고
 여유있게 라면도 끓여먹고 룰루랄라~ 12시 30분경에 도착.
 가이드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마치 자기집인양 막걸리를 2통이나 더 퍼다 주면서
 우리보다 더 좋아한다. (긍정적으로 각색했음 ㅋㅋ)  

 설악아 잘있거라~
 예정된 출발시간 2시에 맞추기 위해서 서둘러 설악동으로 출발.
 소공원에서 언제 다시 오게될지 모를 설악을 돌아본다.
 ♪ 설악아 잘있거라 내 또다시 네게 오마~    
 


정무교: 에구, 단풍 만발한 설악이 눈에 서~~언  하구만.....  -[10/26-10:44]-


인석: 단풍구경 잘 하셨겠네요. 나중에 사진 좀 올려 주세요.   -[10/26-13:42]-

곽민종: 안내산악회란?...등산객은 개당 삼만원짜리 화물인데, 동대문에서 오색까지 날라다주고,
     화물이 고장이나든,도중에없어지든 신경않쓰는 아주고약한 운수업자 그리고...
     일주일내내 밤낮없이, 인해전술로 금수강산을 초토화시키는 우리나라 최고의 환경파괴단체.
       -[10/26-14:36]-
최진우: 가이드와 등산객사이에 버스 좌석이동 문제로 몸싸움이 오가는 실랑이 속에
     설악동을 힘겹게 출발한 뒷 얘기는 생략했습니다.
     그래서 도착 후 동대문시장 골목에서 다시 한 번 다짐했지요.
     다음부터는 안내산악회는 이용하지 말자고요.       -[10/26-16:47]-

이상세: 하지만 인원이 되야지요 15명만 넘어도 중형빠스를 대절할 수있건만.  코스도 맘대로 가고 . 시간도..수 울도...  -[10/26-22:13]-
이상세: 홍콩제 삼천원 짜리와 차이나제 이천원 짜리의 차이것지요.  차이나제는 10분후 사망 홍콩제는 밤새도록 그리고 다시시작..  -[10/26-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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