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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82-성인석	ㆍ작성일: 2009-08-25 21:48	ㆍ조회: 1142
ㆍ추천: 0	_eb_b0_b1_eb_91_9012001.jpg (160KB) (Down:0)

이번에는 당초 1박2일 계획하였던 대간 산행이 토요일 회사 행사와 겹쳐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일반적으로 저수령에서 죽령까지 20여 키로의 산행이 백두대간 산꾼에게는 적당한 거리이지만 지난번 하늘재에서 벌재까지 단내나는 산행을 한 덕분에 중간에 산행거리를 조정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 이번에도 결국 꽤나 먼 거리를 산행하여야 했다. 지난번 산행과 합쳐서 3일간 산행거리를 이틀 만에 하는 단내 나는 산행을 또 한 셈이었다.^^

8월23일 새벽 2시20분에 알람을 맞추어 놓았으나 토요일 골프와 음주가 힘들었는지 알람소리를 듣지 못하고 친구가 전화해준 덕분에 간신히 일어날 수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은 3시10분에 수원을 출발하여 영동선을 거쳐 처음으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이제부터는 이동거리도 점점 멀어질 것이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고 해도 짧아지고, 산행준비물은 더 많아지는 등 산행에 제약조건이 더 많아지기에 잘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약속한 택시와 단양IC에서 통화하여 죽령에서 만나기로 하고 죽령에 먼저 도착하니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불어대고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다행히 긴 팔은 준비를 하였지만 다음 산행부터는 더욱 더 쌀쌀해질 날씨를 감안하여 자켓을 반드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잠시 후에 택시가 도착하여 짐을 옮겨 싣고 출발!!!! 하지만 아뿔싸...... 지난 번 택시를 예약하면서 전화상으로 목적지를 벌재로 얘기를 하였으나 택시기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수령에서 출발하기에 착각하고 우리를 저수령으로 데려가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급히 다시 벌재로 이동하니 아침부터 맥도 빠지고 시간도 30-40분 이상 지체가 된다.

택시가 약속장소에 늦게 온 것도 그런데 아침에 귀중한 시간을 소비하니 다음부터는 좀 더 약속에 대해 주의를 하여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오늘 이동거리가 지난번 하늘재 - 벌재구간과 같이 27.6km 정도이기에 바짝 긴장하고 산행을 시작하니 다행히 컨디션들이 좋아서 산행속도에 탄력이 붙는다. 일반적으로 3시간 걸린다는 저수령까지 아침식사하고도 2시간30분만에 도착하여 잠시 아이스크림으로 시원함을 달려고 물을 보충하고 다시 벌재를 향하여 발길을 재촉한다.

지난번 황장산 암릉지대에서의 고생이 생각나서 혹시나 하는 맘으로 긴장 하였지만 이번 코스는 도솔봉지역만 빼면 전제적으로 넓은 길에 험한 길이 없는 전형적인 육산 스타일로 산행의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워낙 산행거리가 긴 관계로 주변 경관을 느낄 시간도 없이 재촉하며 바삐 가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었고 게다가 뿌였게 잔뜩 개스가 낀 하늘과 1000 미터 넘는 고산준봉들이 특색 없이 늘어서 있다 보니 우리가 지나온 능선 길도 헷갈리는 상황이기에 지나온 길을 바라보는 묘미 또한 많이 반감되었다.

저수령휴게소에서 죽령까지 빨리 가는 고수들의 경우 9시간 걸리고 대부분 12시간 각오해야 한다는 소리에 부담을 갖고 간 덕분에 중식은 당초 계획보다 더 먼 곳인 모적령에서 하게 되었다. 라면과 꽁꽁 얼어붙어서 녹지 않은 얼음물 김치를 반찬으로 맛있고 배부르게 식사하고 잠시 피곤함을 느껴 오침도 해본다.

지도상으로 모적봉을 지나 4번 정도 오르락 내리락 하면 죽령에 도착할 수 있기에 잠시 여유를 부려본다. 하지만 어느덧 20여키로를 산행한 상황이기에 많이들 힘들어 하고 산행속도도 현저히 떨어진다. 게다가 산행 길도 바위길이 많아

힘들게 하였지만 다행히 암릉지대인 도솔봉과 삼형제봉은 코가 당을 정도로 급경사이기는 하지만 계단으로 잘 만들어져서 불행 중 다행이었고 도솔봉 오르는 계단에서 드디어 지나온 능선 길을 깨끗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어느덧 죽령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남은 간식도 싹싹 긁어서 먹고 도솔봉 샘터에 물이 있기를 희망하며 마지막 코스를 힘차게 내려간다.

아침부터 무릎 도가니가 약간 뻑쩍지근 하였는데 내리막을 만나니 약간은 부담이 느껴진다. 하지만 큰 무리 없이 어느덧 도솔봉 샘터에 이르고 시원한 샘물에 세안을 하니 하루 동안의 산행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며 다시 산행도 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도솔봉 샘터의 시원한 느낌을 살려 오솔길을 따라 죽령에 도착하니 바짝 긴장했던 덕분인지 9시간 조금 덜 걸려 도착하게 된다. 죽령은 조용하고 옛스러울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경상도와 충청도의 주요 통로였던 지리적인 위치와 소백산의 유명세로 주변의 도시에서 피서 나온 사람들로 죽령의 고개마루는 북적이고 있었다.

TV에 여러 번 소개 되었다는 토속적인 죽령주막에 들려 산중의 된장비빕밥과 감자적으로 또 한번의 대간 산행을 잘 마무리를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딸래미인 박인비의 2등(그래도 대단한...^^) 소식을 안타까워하며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일시: 2009. 8. 23(일) 06:10~18:00 (11시간 50분)
- 기상:       02:35분
  - 수원출발: 03:10분
- 죽령도착: 05:00분
- 저수령 이동 - 벌재 도착: 06:00분
- 산행출발: 06:10 ~ 18:00
- 저녁식사 및 죽령 출발: ~18:40
- 수원도착: 22:00              거의 20시간 정도 소요. 무지 빡셉니다.^^

코스:  벌재 - 문수봉 - 저수령 - 투구봉 - 솔봉 - 뱀재 - 묘적령 - 묘적봉 - 도솔봉 - 삼형제봉 - 죽령. 산행거리 27.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