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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임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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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5-07-26 (화) 0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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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1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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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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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인수봉을 휘도는 그리움
인수봉 다녀온 뒤로 계속 .......뭐라 말할 수 없는
어떤 그리움이 제 안에서 빙빙 돕니다.
남편과 연애할 때, 남편이 제게 보내준 연애 편지 속 구절이 자꾸만 생각납니다.
그리움이 연병장을 휘돌아 .....나온다고 했던가....뭐 그런 표현이었었는 데....
그때 남편이 제게 보내준 편지........어딘가에 잘 두었다고 생각했는 데 ......
문득 미칠 듯이 그때 받은 편지가 읽고 싶어졌는 데, 어디에 두었는 지 쉽사리 찾아지질 않네요
이따 남편오면 함 찾아봐달라고 해야겠습니다.
연애 하던 첫해에 일원씨가 제게 보낸 편지와 오빠가 일원씨께 보냈던 편지를 함께 올립니다.
본인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기에 혼날지도 모르지만......혼날 때 혼나더라도 ....
일단은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뇌리를 스칩니다
*************
이제는 신이 내게 내려주었던 젊음의 시간을 거두어 곱게 단장을 하여 되돌려 주어야만 할때 인듯
싶다. 그것은 사내의 동정처럼, 여인의 순결처럼 신비로움이었으며 또 때론 거추장스러운 짐이 되
어 주기도 했다. 그 속에는 분명 무한정의 보석과 힘이 숨겨져 있었으나, 그것을 캐내기에는 힘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를 느껴야만 했다. 젊음은 영원한 미완성이며 미스테리로 남겨두는 것이 아직
은 살아가야 할 날이 남아 있는 나의 삶 중 미련의 한 부분으로 치부해버려야 한다.
좀처럼 헤어날 수 없는 무기력감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보면 떼어낼 수 없는 숙명의 그림자처럼 산
을 오르고 싶다는 끈끈한 유혹에 몸에서 온기가 온통 빠져 나갈 때처럼 온 몸을 부르르 떨게 된다.
본능적인 직립보행이 자신의 의식과는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움직여 질때 그것은 삶에 대한 순응이
며, 세상을 향한 도전의 돌팔매질이며, 그동안 찌든 삶과 오염된 세상의 찌꺼기를 털어내는 신성
한 굿판이 되어주곤 한다.
육체적인 고통은 정신적인 고통에 비해 새 발에 피다. 라는 사실이 그저 책상 구석에 처박혀 속좁
은 머리굴림이나 하는 자의 달콤한 입술에서 뱉어내는 싸가지 없는 허튼 소리구나 하는 지금까지
의 평면적으로 그어 온 자신의 생각을 뒤집어야만 할 육체적인 한계를 느낄 때 비로소 한잔 가득
설움을 가슴에 부어 여과 시킨 후 침전된 허무를 눈물샘에 모아 출렁이면 그것을 떨구지 않기 위
해 하늘 한번 올려보고 흐린 시야에 보이지 않는 나의 별을 찾아 한없이 포근하고 너른 바다를 그
려놓고 또 한입 가득 미련을 엮어 마음 깊숙히 밀어 넣으면 흘러넘치는 허무의 이슬이 두 볼을 타
고 흘러 고개 숙여 척박한 내 땅에 또르르 생명을 떨어뜨려 나의 분신의 씨앗을 파종한다.
이번에 떠나게 될 산행에는 작은 목적을 두어야만 할 것 같다.
작고 아담한 애기묘 같은 무덤을 하나 만들어 나의 젊음을 묻어줘야 할 거 같다.
애기묘를 볼 때의 애절함처럼 깊은 사랑을 가지고서......
애기묘에는 비석이 없어야 하지만 나의 무덤에는 투박하지만 반듯한 돌을 골라 비석을 세우자.
그리고 거기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투명한 눈물로 이렇게 써놓자.
"철없고 부끄러운 젊음의 한을 곱게 접어 여기에 눕히다" 라고....
5년 전쯤 여름 설악의 용아장성 산릉에서 구겨질 대로 구겨진 비침한 모습으로 숨을 거두는 젊은
남녀의 마지막을 홀로 지키며 내가 느낀 것은 두려움이나 무서움보다 순간적이나마 스치는 환각상
태의 환희이며 끈적끈적한 욕정이었음을 알고 자신의 잔인함과 사악함에 치를 떨어야만 했다. 무
려 한학기의 전부를 허비하며 그러한 자신을 해부하고 파괴하기 위한 고통의 방황은 끝내 그 주검
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었다는 안락함에 취해 또한 세월이 씌우는 망각이라는 약에 취해 그저 통속
소설의 한 페이지를 읽을 때처럼 그 순간에만 짜릿한 후 빛이 바래져 버리듯 차츰 무디어져 버렸
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내게는 그것이 능력이상의 한계였던 것 같다.
이렇듯 삶의 은신처이자 도피처로 또한 새로운 삶의 시발점으로 행해졌던 산행에서 마저 생을 헝
크려 업을 느껴야만 했던 지난 젊음을 이제는 고이 접어 반납해야 한다. 무덤 속에 묻어주어야 하
는 것이다. 나는 내 무덤의 의미를 결코 소멸이라 생각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것은 영원한 안식이
며 위대한 탄생인 것이다.
내가 왜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한 이러한 가슴 속의 생채기를 충분한 계산됨이 없이 방기하는
것일까? 이제는 그러한 먼지 풀풀나는 고루함에서 지쳐 있음인가? 아니면 상대가 영원히 되튀지
않는 벽이라는 생각을 해서일까?
말 못하고 가슴에 담아 두어야만 했던, 홀로 하기엔 그 무게가 너무도 무겁기만한 생의 파편들을
이제는 누구가 아닌 공간 속에 , 허공 속에 유기함으로써 혼자가 아닌 우리 즉 객관화시킴으로써
그것에서 자신을 풀어놓으려 함일까? 이렇게 자신만의 흉터를 내보이면 온 몸에서 힘은 달아나고
몸은 고무풍선처럼 허공에 떠오르는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히게 되지.
모두들 잠이 든 깊고 검은 밤!
오색 오촉짜리 색 전구의 취침등마저 졸으멩 겨워 깜박거리는 밤의 중심에 홀로 눕지 못하고 두눈
동그랗게 뜬 채 불면의 시간을 만나야 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코 나의 생이 이
렇게 어둡지만은 않은 데 자네에게만은 늘 답답하고 굳어지는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것일까? 도무
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군.
아무튼 산에 오르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이 기다림의 짜릿함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네, 그것은 작은
소망의 불씨가 아닐 런지 ......
지금까지는 가능한 자네의 글에 대해 동문서답하기로 작정을 하였었는 데 지금은 왠지 그것이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드는군. 어둠이 던져주는 차분함, 순결함 때문인듯 한데 그러나 잠시후면 다
시 뻔뻔스러워질 것이네.
그러한 잠시의 틈을 이용하여 그동안의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기회로 삼을까 하네. 무지개를 잡았
다 하는 데 그것도 화냥년의 부패한 음경같은 도심의 백화점에서 나의 어리석은 두뇌로는 도무지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군. 좀 쉽게 풀어 이야기해 줄 순 없는가?
아직도 한잔 술의 마비에 의해 자신의 한계 능력이 극복될 수 있다고 믿어야만 하는 지 지난 날의
순수나 열정이 담긴 체념과 허무가 되기 보다는 만용이나 음모에 시동을 걸기 위한 독이 될 수 있
을 것 같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군. 사실 반은 자의에 의해 또 반은 타의의 환경에 의해 오랜동
안 잔을 놓았었지.
이제는 한 잔을 마시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드네. 약속하기를 죽먹기 만큼이나 싫어하는 나이지만
약속을 하지. 비록 한 달에 칠천 오백원짜리 국가 공무원이지만 자네에게 썩은 물 한잔 살 능력은
있을 것 같네.
눈을 감고 숫자를 거꾸로 헤아리며 잠을 청해야겠네. 내일도 살아야 하니까.......
천, 구백 구십구, 구백구십팔 . . . . . . . .
그 다음에. . . . . . . . . . .
. . . . . . . . . . . .
1988. 8. 13
이상한 별이기보다는 별똥이고픈
일 원 씀
***********
일 원
선인봉 기슭에 터를 잡고 기다렸건만
온다던 시커먼 그대가 아니라 촉촉한 비가 오시더구만
그나마 무교가 도야지 한 구퉁이를 베어왔기에 망정이지
그대가 없어 무척 섭섭했다네
초여름의 길목
부쩍 잠 뒤척이는 밤도 길고 약간의 두통 역시 안절부절 못하게 하이
그대의 깨어있고 싶은 계속된 힘겨운 발검음은 나를 무척 편하게 해주네.
이 하늘 맞은 편에 깨어있기를 갈망하는 한 사내가 있음이 이토록 든든한가
이외수의 수필집이 있어 지치고 나태할 때마다
그의 기나긴 애벌레의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네
우리네가 걸어야하는 인생에서 변화가 아닌 발전을, 발전이 아닌 진보이기를 고집할 수 있음을 자
랑하고 싶다.
기상 나팔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하루는 흔적도 의미도 없이 취침으로 돌아오네 그려.
시간이 간다는 것이 비단 기쁨일 수 만은 없듯이
흔적없는 시간의 시체들은 사람을 알게 모르게 피곤하게 하네
우리네 젊음은 앉은뱅이의 한으로 해서
시지프스의 이야기가 신들만의 이야기인 신화에 인간의 이야기가 되듯
자네와 나의 삶도 역시 그처럼 시지프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굴리세 굴리세 절망의 바위 덩어리를 밀고 올라가세
결국 떨어져 제자리에 옴을 알지만
결코 좌절하지 말고 결코 비굴해지지 말고 결코 울지도 말고 한발자욱씩 걸어 올라가세 .
그리하여 터럭만큼의 가치도 없는 우리네가
우주로 돌아가 터럭이 되어 세상을 비추는 먼지가 되듯
돌고 도는 시계 바늘에 지지는 말도록 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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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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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에게는 지리한 시간이겠지만 결국 제대라는 단어가 그리 생소하지는 않지 않는가
이 비지땀이 마를 때 쯤이면 그대의 기나긴 피안의 시절은 마침표에서 쉼표로 되지 않는가
자네의 무덤함 속에 번득이는 이성
허허한 모습 속의 날카로운 지성을 좋아하이.
자네보다 일년의 세월을 남기고 있네만 나 역시
'그 날'이 오지 않겠나
사랑은 한번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사랑에 죽을 필요는 결코 없지 않냐고
이런 세속적인 철없는 이야기는 뒤로 하세
카멜레온과 같은 변신이 받아들여지는 죄없는 죄명을 만들지는 마세
왜 사냐고 묻거든
손가락 깨물며 대답하세
죽지못해 사노라고
왜 우느냐고 묻거든
죽지 못해 사는 세상
그래도
아직은 순수가 남아있노라고 대답하세
팔팔년 육월 13일
동균
 정무교: 아, 그시절의 한 조각을 보는 것 같군요, 88년이면 제가 서울에서 대학원 다닐 시절이니 산에 열심히 다녔고, 일원, 동균이는 병사로 군대가서 열심히 충성(?)하고 있을 때죠. 역시 군대는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드는 그 무엇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 덤덤한 일원이를 거의 '언어의 마술사' 수준으로 만들었으니....... 이외수의 책을 늘 끼며 살던 동균이의 젊의 날의 고뇌 한조각도 같이 있는 듯 하구요..... '에구, 그나저나 미정씨가 이 편지에 녹았구만?' -[07/26-10:49]-
김종오: 그참! 산에 자주가야만 알게 되드군! 요번산에서 일원이는 아마도 산에서는 처음보는것 같드군! 그리고 위에서 나오는 동균이는 작년도 명지산에서 단지 2명만이 정상 바로 밑에서 쳐져서는 김밥 먹고 내려 왔는데, 동균이와 일원이가 처남 매부 상관이라는 소식을 요번 산행때 알았으니... 아무튼 산에 다니는 사람들 문장력도 일품이구먼!!! 이빨도 한번 나왔다 하면 0.1ton Radio가 걸어 다니곤 하니!!! 가히 알만도 하네요! 역대 산악회중에 "아가리" 별명을 가진 선배님들이 있었는데 ; 1대가 그유명한 뱀장사로 시작하는 용석형님! 2대가 용래형 그리고는 대가 끊켰는데 얼마전 까지 3대는 김종오라고들 했고 요즘에 4대가 새로이 등장한 정원씨.....아무튼 일원이 동균이 그리고 임미정씨 보기가 아주 아주 좋네요! 우리 모두 산에서 자주 보기로 합시다! 화이팅! -[07/26-10:55]-
정무교: 그리고 일원이 편지에 나오는 설악 용아장성의 사고는 우리가 4학년때인 84년 하계때 일로 같은날 제가 있는 파티는 봉정암에서 수렴동으로 내려오고, 일원이, 종민이가 있는 파티는 수렴동에서 봉정암으로 올라가는데 우리파티가 먼저 그 커플을 만났지요, 기슬링과 어택을 멘 우리 앞을 너무나 다정하게 지나가던 커플이 있어 부러움으로 쳐다보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하강하다 추락했다더군요. 추락했을 때 그 두사람을 일원이와 종민이가 있는 파티에서 설악산 구조대와 같이 구조해서 봉정암으로 옮겼는 데 남자는 현장에서, 여자는 이동중에 숨진 모양입니다. 그리고 봉정암에서 밤새도록 그 시체를 지켰구요...... 그 커플이 대학원생들이었는데 아마 약혼을 했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12월쯤에 그 가족들이 감사의 선물로 스웨터를 하나씩 보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겪기 쉽지 않은 경험이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을거라 짐작합니다. -[07/26-10:56]-
김종오: 아차! 상기 내용중 지난번 동균이와 명지산 Story는 본 알림방-No. 105번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07/26-11:07]-
임미정: 네 저도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언뜻 들은 것만으로도 일원씨가 얼마나 힘든 시절을 보냈었을 지 ....... 이해 할 수 있을 거 같더라구요 지금은 그때의 그 충격들이 ......다 소화되었는 지 ......함 물어보고싶네요 -[07/26-11:13]-
임미정: 그리고 .....그런 일원씨를 사랑한다고 ......그 때 그 자리를 지켰던 일원씨의 마음이 끈적한 욕정이었대도 좋고 자신의 사악함과 잔안함이었대도 ....그렇게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었던 일원씨는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나는 그런 일원씨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 -[07/26-11:18]-
이일원: 세월이 잔인하구만요. 그 푸르는 날에 서툰 몸짓마저도 세월의 풍화작용을 거치니 뭐 그럭저럭 3류소설의 한구절은 되네요 -[07/26-18:27]-
한인석: 내가 아는 일원이는 순수 그자체이며, 속은 항상 따뜻한 온정으로 가득차있죠. -[07/27-00:03]-
이일원: 인석형님 잘 계시죠. 산행사진 올라 오는거 무자게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언제 함께 산행하는 즐거움을 가질수 있겠죠. 늘 건강하세요. -[07/27-09:04]-
정무교: 우리는 이런 글 한편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모양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홈페이지가 이런 '멍석'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눈팅(?)'만 하지 마시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글을 남기고 다른 분들의 글에 본인의 의견글(댓글, 리플, 굴비) 달기를 하신다면 공간적 제약을 초월한 산악회 친목의 가교와 멍석 역할을 더 훌륭히 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07/27-10:45]-
임미정: 동의합니다. 그냥 같이 차 한잔 할 때는 그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잘 몰랐을 텐데, 같이 땀을 흘리며 서로를 느끼고....일케 홈페이지에 내면을 비추면서 사람의 깊숙한 속내를 나눌 수 있어서 가슴 벅찹니다. 한양대 산악회 홧팅입니다!!! -[07/27-12:31]-
한인석: 일원아 산에 같이 갈 기회가 있겠지. 그 날을 기다리며.. -[07/2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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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ule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