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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일원
ㆍ작성일 2005-11-28 (월) 14:42
ㆍ추천: 0  ㆍ조회: 1305      
ㆍIP:
모처럼의 외도 - 고창 선운산 암장순례
좀 편하게 먹고살려고 진행했던 가게 일이 잘 안되서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큰 손해를 보고  폐업정리를 하고 나니
오히려 시간이 남아 도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을 식힐겸
모처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집사람과 아이들을 강북구청 청소년수련원 암벽교실에 보내 스포츠 클라이밍을 배우게 해서
가족이 함께하는 취미가 생겨서 좋았는데
이번에 강북구청 청소년 수련원 암벽교실 팀들이 지방으로 암장순례를 간다기에
모처럼 서비스 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동행을 하였다.
전북 고창 선운사 근처에 있는 암장 순례를 다녀왔는데
봉고차가 암장 바로 밑까지 접근이 가능한 할메바위라는 곳이었는데
높이는 20-30미터 정도에 난위도는 5.10에서 5.12ab 정도의 고난위도의 암장
서울 근교(인수봉, 선인봉)의 바위가 하체를 이용하는 발랜스 위주의 등반이라면
이곳은 소위 사진빨 죽이는 최소 직벽에 간간이 오버행이 나타나는
발이나 손을 잡을수 있는 홀드가 확실한 상체 위주의 등반이 필요한 곳이었다.
마침 우리 산악회 정기산행과 겹쳐서 마음이 조금 캥기기는 했는데
매일 밥만 먹고 살수는 없지 짜장면 함 먹어보자는 심정으로 아슬아슬한 외도를 떠났다.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여 일요일 밤11시에 돌아오는 강행군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이 모처럼의 외도를 충분히 위안해 주었다.
와이프, 아들과 함께한 암벽등반도 재미 있었지만
그보다는 가족이 함께 여행했던 사실이 더 좋았던것 같다.

암장 밑에서 시켜 먹었던 띵띵불은 짜장면, 짬뽕
변산반도 바닷가 횟집에서 제철 회를 실컷 포식하고
(주인이 전주 우석대 OB로  8000미터 14좌를 완등한 한왕용과 동기라고 한왕용, 박영석, 엄홍길
의 희말라야 사진과 친필 사인이 가게 곳곳에 붙어 있었다)
변산반도 온천탕에서 온천욕
대지 600평짜리 시골집 황토방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하룻밤
팔순의 주인 할아버지의 서예자랑과 노래 한자락
제철을 맞이한 젖갈과 함께한 점심 식사에서 밥 두그릇 뚝딱
다시 암벽등반
이번에는 조금 쉬운 5.9를 내가 선등으로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오후3시 고창을 출발해서 밤 10시30분 서울도착
징하게 막힌 고속도로
심지어 버스 전용차로조차도 이렇게 많이 막히는건 처음으로 경험했다.

의미있게
기억나게
쉬고 싶어서 가족과 함께 했던 늦가을 전라도 여행이었다.

................................................

신고하지 않고 혼자서 외도해서 죄송합니다.
담 산행에는 꼭 참석하겠습니다. 따불로
근데 이런 외도 꼭 한번쯤 해보라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 산악회도 함 갔으면 좋겟습니다.



정무교: 무지하게 어려운 곳이 있다는 고창 선운산 할매바위, 음  기가 막혔겠군.  우리 산악회도 언제 함 가는 것은 어떨지?  -[11/28-17:33]-
임미정: 하하하 가요 가요 할메바위 ...바위가 살아있다는 게 먼지 지대로 맛보고 왔네요 지금도 팔딱팔딱 뛰는 바위맛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음 -.-::   -[11/28-18:31]-
손영길: 어쩐지 안 보이더라,모처럼 가족과 추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11/28-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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